정의의 월계관/법과 세상

영화 링컨,, 무능정치의 무덤은 전쟁

윤이보헬로리 2016. 3. 9. 18:35

무능정치의 무덤은 전쟁


정치는 총알없는 전쟁이며 전쟁은 총알있는 정치다.
정치는 반대파를 설득, 대화, 소통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분법으로 이야기하면
정치때문에 망할확률이 높을까?
전쟁때문에 망할 확률이 높을까?


내 주장만 옳고 반대파와 대화를 않겠다면 독재를 하거나 전쟁을 해야 한다. 어느 나라 어느시대든 권력을 갖게되는 사람들은 욕심을 부리게 마련이다. 욕심은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게 독이다. 로마가 점점 커지고 해결할 문제가 많아지던 때 로마도 마찬가지였다.


영화 링컨은 "'새 정치' 같은 것은 없다!"고 웅변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라는 링컨 옆에 놓인 '권모술수'라는 말이 영 어색해 보이는 것처럼 전쟁도 어색해 보인다.


영화는 링컨이 재선에 성공한 지 두 달이 흐른 1865년 1월부터 그해 4월 암살당하기까지 채 넉 달이 되지 않는 그의 마지막 생애를 다룬다.


링컨의 관심은 온통 '완전하고 영구적인' 노예제 폐지를 담은 제13차 헌법수정안의 하원 통과에 집중됐다.


1863년 1월부터 링컨이 선포한 '노예 해방령'이 발효했지만, 이는 링컨이 군 통수권자로서 전시에 취한 임시 조치였고, 해방령 적용 지역도 반란에 가담한 남부 주들로 제한됐다.


13차 헌법수정안은 1864년 4월 상원을 무난하게 통과했지만, 두 달 뒤 하원 표결에서는 2/3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4년째 계속 중이던 남북 전쟁은 북부군이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헌법수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종전은 사실상 노예제 영구 폐지 시도의 좌절을 의미하기에 링컨은 절박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여전히 헌법수정안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링컨은 2/3 찬성을 얻기 위해 민주당 의원 최소한 20명의 마음을 반드시 돌려놓아야만 했다.이를 위해 대통령이 갖고 있는 공직 임명권이 동원된다.


재선에 실패해 곧 하원을 떠나는 신세가 된 민주당 의원들을 "제2기 링컨 정부에서 적당한 자리를 보장해 줄 테니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회유한다.


근소한 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낙선한 한 민주당 의원은 "논란이 된 선거 결과를 역전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아마추어 정치인의 눈으로 보면 '썩을 대로 썩어 빠진 구태 정치'의 난리 부루스다. 어쨌거나 링컨은 그 '썩어 빠진 구태 정치'로 필요한 민주당


표를 하나하나 끌어모으지만, 그런 '협잡'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는 지사 한둘쯤은 어느 집단에나 있는 법.


하지만 '모든 인간의 평등'이라는 숭고한 가치에 바쳐진 링컨의 진심 앞에서 그들도 마음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그렇게 해서 제13차 미국 헌법수정안은 1865년 1월 31일 가까스로 하원 문턱을 넘었고, 인류 진보 역사에 짙고 굵은 획으로 남았다.


"드높은 이상을 지닌 위대한 인간이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두려움과 주저함 없이 담대하게, 그리고 지혜롭게 활용하는 정치에 새것도, 낡은 것도 없다!"


그리하여 급진적 노예해방론자인 한 공화당 의원은 헌법수정안이 마침내 하원을 통과하자 영화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19세기 가장 위대한 조치가 미국에서 가장 순수한 남자가 사주하고 지원한 부패에 힘입어 통과됐다."


링컨이 불법마저 서슴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민주당 의원 회유 작업에 동원된 정치꾼들은 "불과 몇천 달러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며 '뇌물 사용'을 주장했다. '불법은 절대 허용될 수 없기에' 이들 정치꾼의 제안은 일축된다.


링컨은 다만, 법률이 대통령에 부여한 공직 임명권을 교활하게 사용했을 뿐이다.찬성표 확보를 위해 선거 결과를 뒤집어, 낙선이 확실시된 민주당 의원의 연임을 성사시킨 것 또한 불법과는 거리가 있다.


법률은 당락이 논란이 된 선거구의 최종 승자 결정권을 관할 주지사에게 주었고, 주지사는 그 권한을 의회에 위임할 수 있었다.링컨은 해당 선거구 관할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이었고, 의회 다수당 역시 공화당이라는 사실을 이용했던 것이다.


선거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는 나라 정치 수준은 바로 국민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