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스케치/함께쓰는게시판

세월호 추모곡_ 그리움 만진다 (김형석, 나윤권, 문재인)

윤이보헬로리 2017. 4. 6. 16:50


그리움 만진다 내레이션 _ 안도현 쓰고 문재인 읽다


은화야, 다윤아, 

현철아, 영인아,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이영숙님, 권재근님 그리고 혁규야. 

푸른 잎사귀보다 더 푸른 너희가 아직 그곳에서 꽃이 되었다는 사실을 나는 믿지 못하겠다. 

수학여행을 가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너희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다. 

검은 바다 속에서 애타게 어른들을 찾았을 너희에게 우리 어른들은 아무 것도 해준 일이 없다. 

너희가 생각했던 나라는 이런 곳이 아니었을 거야. 너희가 믿었던 어른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을 거야. 

어른이어서 미안하다. 

책임지지 못해 미안하다. 

어둡고 깊은 곳에 혼자 내버려둬서,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같이 살아 있지 못해서, 

우리만 살아 있어서 미안하다. 

아이들아, 부끄러운 어른으로 그래도 말을 걸고 싶구나. 

잠깐만 나와 볼래.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몰래 가는 거야. 

우리 제주도로 가자. 

내가 데려다 줄게.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가 볕 좋은 곳에 그냥 드러누워 버리지 뭐. 봄날이니까.

우리니까. 

사람이니까. 

함께 걸어줄게. 

손잡아 줄게. 

신나게 놀아 줄게. 

아이들아, 지금은 꽃이 된 아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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