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스케치/나의 이야기

존재의 이유가 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윤이보헬로리 2017. 4. 21. 07:30

 


ㅠㅠ,, 이 노래만 따라 부르게 되면 괜히 마음이 아려온다.

 

오래 전 내가 한창 고시공부를 할 때 같은 고시생이자 과동기이고 절친한 아우인, 지금은 지방 모검찰청에 근무하는 L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존재의 이유라는 이 노래는 L과 술만 먹으면 노래방까지 가서 멋모르고 따라 불렀던 노래다.

 

당시에 L에게는 자신과 동갑내기 여친인 S가 있었다. 대학 입학 후 친구의 주선으로 소개팅에 나가서 알게 된 모여대 영문과 여학생으로서 L보다 먼저 졸업하고 좀 괜찮다싶은 회사를 다니고 있던 참 예쁘장한 인텔리 여성이었다.

 

그런데 불운이랄까.. 이 L이 졸업후에도 계속 낙방 또 낙방 ,,  집안의 결혼독촉 때문인지 L의 조기 고시합격만을 고대하며 마지못해 세월을 인내하던 S는 결국, 어느 날 L의 곁을 훌쩍 떠나가버렸더랬지.. 

 

그들이 그렇게도 애틋하게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했다면 S쪽에서라도 주관을 좀 더 뚜렷이 하고 조금만 더 참고 L을 기다려 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새 그걸 못참고 사나이 가슴에 대못질을 해놓고 떠나가버렸으니,,

 

같이 고시공부를 하면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을 그 둘의 사랑과 이별을 곁에서 지켜봤던 제3자인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연민과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었다.

 

존재의 이유,, 그 당시 L과 노래방에서 함께 불렀던 바로 그 노래를 지금 포스팅하려니 괜히 지난 날의 추억이 자꾸 떠올라  나도 모르게 마음이 싸해진다.

 

원 세상에! 고시생 신분 탈출이 어쩌다가 좀 늦어진 것이 무슨 큰 죄라도 된다구..!! 이제보니 그녀가 안쓰럽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나갈 수 밖에 없었던 S.. 세상이란., 참..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참 아이러니컬하게도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은,, 경우야 어떠하든 이 노래 존재의 이유가 꼭 내 꼴 내 이야기가 되어버릴 듯한 느낌이다.. 이런 젠장!! ㅠㅠ

 

하지만 나는 이 노랫가사에 이렇게 한번 더 덧칠해 보고 싶다.

 

“조금만 기다려 줄 수 있겠지 외로워한 만큼

슬퍼한 만큼 내가 안아 줄께요~~“

 

에잇! 청승맞게 이게 무슨 뻘짓..

얼음물 원샷~ 정신이나 바짝 차리고 학문에나 정진하자!